WMO 중장기 기후전망 보고서 요약

세계기상기구(WMO)는 매년 전 세계 기후 예측기관의 데이터를 종합해 향후 5년간의 기후 흐름을 전망하는 Global Annual to Decadal Climate Update를 발표한다. 2025~2029년을 대상으로 한 이번 보고서는 단기적 이상기후를 넘어, 인류가 마주하게 될 ‘새로운 기후의 일상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1. 기록적 고온의 디폴트화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29년까지의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2~1.9℃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이 기간 중 최소 한 해라도 1.5℃를 초과할 확률은 86%, 5년 평균이 1.5℃를 넘을 확률도 70%에 달한다.

이는 파리협정에서 제시한 1.5℃ 목표가 단기적으로 ‘일시적 초과’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빈번하게 관측되는 구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확률은 낮지만, 2℃를 일시적으로 넘는 해가 등장할 가능성도 처음으로 제시되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2. 북극 지방의 온난화 가속화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강한 신호 중 하나는 북극의 가속화된 온난화다. 2025~2029년 겨울철(11~3월) 북극 평균 기온은 최근 기준 대비 약 2.4℃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전 지구 평균 상승폭의 3.5배 이상이다.

이에 따라 바렌츠해, 베링해, 오호츠크해 등 주요 해역에서 해빙 감소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단순한 극지방 변화가 아니라 중위도 기후, 해수면 상승, 대기 순환 전반에 연쇄적 영향을 미친다.


3. 강수 패턴의 불균형 심화

강수 패턴 역시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사헬 지역, 북유럽, 알래스카, 시베리아 북부는 평균보다 습한 조건이 예상되는 반면, 아마존 지역은 건조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남아시아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다우(多雨) 경향이 2029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모든 해와 계절이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전체 평균’보다 지역별·계절별 변동성 관리가 훨씬 중요해지는 시대로 진입했음을 뜻한다.


4. 엘니뇨·라니냐보다 중요한 것은 ‘기저 온도’

향후 5년간 ENSO(엘니뇨·라니냐)는 전반적으로 중립 상태가 우세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보고서는 특정 현상의 발생 여부보다, 이미 상승해 있는 지구의 기본 온도 수준이 기후 리스크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강조한다.

즉, 과거에는 엘니뇨가 ‘이례적 더위’를 설명했다면, 이제는 엘니뇨가 없어도 충분히 극단적인 기후가 나타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5. 인사이트

기후위험은 더 이상 “언젠가 올 미래”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구조적 변화이며, 대응의 초점도 완화(mitigation)에서 적응(adaptation)과 회복력(resilience)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향후 5년은 인류가 기후를 ‘관리 가능한 변수’로 다룰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준비 기간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그 준비가 얼마나 시급한지를 숫자와 확률로 보여주는 경고장이라 할 수 있다.


출처: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Global Annual to Decadal Climate Update 2025–2029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