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둔 젊은이들을 위한 소박한 축사

“The Show Must Go On”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 어느 글에 나오는 한 문장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짧지만 그 만큼 인상 깊었기에 3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 한켠에 남아 있나 봅니다. 이 문장은 극장의 한 코메디언이 부모가 별세했음에도 관객들과의 약속을 져버릴 수 없어서 무대에 섰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고등하교 영어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 그 내용이었는지는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이 제목으로 된 노래를 영국의 그룹 Queen이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 문장은 우리가 해야 할 일, 주어진 삶을 계속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말로 단순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각자에게는 각기 다른 인생의 대본이 주어져 있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대본 대로 산다는 말은 누군가 정해 놓은 대로 살아야 한다는 수동적인 의미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사실 이 대본은 이미 만들어져 있지 않고 선택에 의해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말도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show는 계속 된다는 것입니다. 

  2월은 졸업 시즌입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등 우리의 자녀들을 포함한 젊은 이들이 이제 졸업이라는 단계에 도착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show를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온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지금까지 오는 길에는 인내와 용기가 적잖이 필요했을 겁니다. 삶의 무대에 있을 때 나의 show를 보고 환호하는 관객, 무표정한 관객, 때론 무시하고 비판하는 관객도 있었겠지만 show는 멈추지 않고 계속되어 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입니다.

  누구도 동일한 대본으로 인생이라는 show 무대에 서지 않습니다. 현재의 대본이 좋다고 결말부가 좋다고 단언할 수도 없습니다. 그저 show를 포기하지 않고 현재라는 무대에 충실할 뿐입니다. show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고 내가 그 무대의 주인공입니다. 다른 무대의 배우와 비교할 필요도 없고 다른 무대를 신경쓸 필요도 없습니다. 각자가 써가는 대본으로 show를 펼쳐 나가면 됩니다.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졸업의 무대까지 온,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무대에 들어서 show를 이어갈 젊은이들에게 응원과 함께 소박한 축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그 젊은이들이 무대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할 때까지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도 경의를 표합니다.

Congratulations on your graduation!

*참고 : Harry Golden(1902~1981)의 에세이 ’The show must go on’ 원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I love the theatre and everybody connected with it, from actor to stagehand. I believe, however, that this business of “the show must go on” has been overdone a bit. Not that I doubt the truth behind this tradition. I know that performers have faced their audiences with deep sorrow in their hearts, with news of some terrible personal disaster. I rise up to applaud. But I do not applaud actors alone. I applaud people. All people. Life itself. For everybody, the show must go on. How many working men have come home from the cemetery where they had just buried a child and sat right down at their workbenches, machines, and lathes? How many housewives pitch in to get the children ready for school, do the household chores, with breaking backs, migraine, and perhaps a personal sorrow, too? The show must go on. Noy only for actors, but also for all of us. We dare not stop “the show” for a single moment.

A few days after my mother died I was behind the counter of my brother’s hotel and a guest began to cold me because his laundry hadn’t come back on time. For a fleeting moment, I had follishly expected the world to stand still and pay homage to my mother. I checked my mounting anger in the nick of time. “Of course,” I said, “this man is blameless. He’s interested in his laudary. He’s interested in now, in living, in life.”

I am indebted to Dr. Frank Kingdon for my interest in the poetry of Sir Rabindranath Tagore. The great Hindu poet tells us a story in exquisite poetry. His servant did not arrive on time. Like so many philosophers and poets, Tagore was helpless when it came to the less important things in life, his personal wants, his clothes, his breakfast, and tidying up the place. An hour went by and Tagore was getting angrier by the minute. He thought of all sorts of punishments for the man. Three hours later Tagore no longer thought of punishment. He’d discharge the man without any further ado. Finally the man turned up. It was midday. Without a word, the servant proceeded with his duties as though nothing had happened. He picked up the master’s clothes, set to making breakfast and started cleaning up. Tagore watched this performance with mounting rage. Finally he said it: “Drop everything, and get out.” The man, however, continued sweeping and, after another few moments, with quiet dignity he said: “My little girl died last night.” The show must go on. 

저는 연극과 배우에서 무대 담당자에 이르기까지 연극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이 말이 다소 과장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 전통 뒤에 숨은 진실을 의심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연자들이 가슴 속 깊은 슬픔을 안고, 끔찍한 개인적 재난의 소식을 품은 채 관객들을 마주했다는 것을 압니다. 저는 일어나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배우들에게만 박수를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삶 그 자체에. 모든 사람에게 쇼는 계속되어야 하니까요.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자식을 막 묻은 묘지에서 집으로 돌아와 작업대, 기계, 선반 앞에 바로 앉았을까요? 얼마나 많은 주부들이 등이 끊어질 듯 아프고, 편두통에 시달리며, 아마도 개인적인 슬픔까지 안고서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준비를 하고 집안일을 해냈을까요? 쇼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배우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쇼”를 멈출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며칠 후, 저는 형의 호텔 카운터에 있었고 한 손님이 세탁물이 제때 오지 않았다며 저에게 차갑게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잠깐 동안, 저는 어리석게도 세상이 멈춰 서서 어머니께 경의를 표하기를 기대했습니다. 저는 간발의 차로 치솟는 분노를 억눌렀습니다. “물론이지,” 저는 말했습니다. “이 사람은 아무 잘못이 없어. 그는 자기 세탁물에 관심이 있을 뿐이야. 그는 지금에, 살아가는 것에, 삶에 관심이 있는 거야.”

저는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경의 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을 프랭크 킹던 박사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힌두 시인은 아름다운 시로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의 하인이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철학자와 시인들처럼, 타고르는 삶의 덜 중요한 일들, 개인적인 필요, 옷, 아침 식사, 집 정리 같은 것들에는 무능했습니다. 한 시간이 지나고 타고르는 점점 더 화가 났습니다. 그는 그 사람에게 온갖 종류의 벌을 생각했습니다. 세 시간 후 타고르는 더 이상 벌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더 이상의 말없이 그 사람을 해고할 생각이었습니다. 마침내 그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정오였습니다. 아무 말 없이, 하인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신의 임무를 진행했습니다. 그는 주인의 옷을 집어 들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으며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타고르는 점점 커지는 분노로 이 광경을 지켜봤습니다. 마침내 그가 말했습니다: “모든 것 내려놓고 나가.” 그러나 그 사람은 계속 청소를 했고, 잠시 후 조용한 위엄을 가지고 말했습니다: “제 어린 딸이 어젯밤에 죽었습니다.” 쇼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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